2016 ??_??3

파문 시즌3 제1회_이병국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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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opsis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그런 날들의 기원 1 할머니는 학교에 다니고 싶었다 소학교는 입학시험을 치렀기 때문에 일본어를 배워야 했지만 할머니는 그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 누구도 학교에 다닌 적이 없어 아무도 일러 준 적이 없었다 사과와 배, 레몬과 자두를 꺼내 일본어로 그 이름을 물었을 때 할머니는 침을 꼴깍 삼켰다 가끔 제상에 올랐다가 어른들 입으로 사라져 버린 과일과 여적 한 번도 본 적 없는 과일의 이름은 언문으로도 몰랐다 2 배롱나무 뒤로 하고 아버지와 딸이 나란했고 어머니와 아들이 소복이 쌓였다 하얗게 다린 주름이 매끈했고 간지럼을 타듯 검은 교복은 어색했다 달라 같은 얼굴이었다 뽀얀 안개에 묻힌 꽃이 제법 향기로웠다 기웃한 시간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바랜 실선이 곁을 그었다 무명 저고리를 입은 여인의 사뿐 내려앉은 그림자가 짙었다 3 프리마켓을 돌아다닐 때마다 시간을 길어왔다 하나 둘 들쳐보노라면 할머니가 읊조리던 날들을 어렴풋이 느끼곤 했다 그리 멀지 않은 위안을 아무도 일러준 적이 없었지만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괜찮았다 할머니의 한쪽 뺨 가까이 하늘을 올려다 본 날 할머니는 무성한 기원을 밥처럼 퍼 주었다 토렴 따뜻한 한 그릇을 먹고 싶어 식당에 들렀습니다. 오랜 시간 앉아 그늘을 쐽니다. 반복되는 손짓이 무거워 한발을 다른 발로 지그시 밟습니다. 떠내려간 시간으로 오늘을 건져냅니다. 맑은 바탕이 버텨낸 마음을 거푸 뒤집습니다. 주름진 꿈을 바라는 것도 엊그제 놓고 간 기대를 내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