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_??3

파문 시즌3 제2회_박세미 시인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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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nopsis

이 방송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등단 5년 미만의 신진작가들을 지원육성하는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에 선정된 작가를 초대, 그의 삶과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는 팟캐스트 입니다. (한국예술창작아카데미는 만 35세 미만의 차세대 예술가의 발굴과 창작 역량을 향상 시키기 위해 새로운 창작주제 및 소재의 조사연구와 창작화 과정을 지원하고 기존의 차세대 예술가육성사업(AYAF)와 창작아카데미사업이 통합된 사업입니다.) ‘ ’ 그녀는 하루에 한 글자씩 일기장에 적었다 어떤 날은 ‘돌’이라고 썼고, 어떤 날은 ‘가’라고 썼으나 그것은 모두 새였다 어제는 ‘불’이라는 글자에서 자신의 발에 입 맞추는 새를 보았고 오늘은 ‘새’라는 글자에서 풍선에 매달린 새를 보았다 어느새 그녀는 자신을 새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뼈’처럼 둥지를 틀고 ‘활’처럼 몸을 일으켰으며 ‘빵’처럼 부풀었다가 ‘칼’처럼 슬기로워졌다 ‘실’처럼 춤추었고 ‘눈’처럼 나무에 앉아 쉬었다 그녀의 몸에는 새떼가 뚫고 지나간 모양이 남아있었다 어떤 새는 그녀를 지나며 솟아오른 것 같았고 어떤 새는 미처 그녀를 통과하지 못하고 부딪쳐 추락한 것 같았고 어떤 새는 그녀의 가슴에 그대로 박혀 숨이 된 것 같았다 검은 콩 하나가 있다 차가운 식탁 위에 있다 거꾸로 세워진 유리컵에 갇혀 있다 천장은 투명한 만큼 무겁다 나는 꺼내줄 수 있다 방 안에 앉아 있다 벽은 나의 등에 기대어 있다 움직일 수 없다 방문은 누가 열어주나? 도마 위에 있다 검은 콩 하나가 거대한 식칼의 날을 마주보고 있다 나는 찍어 내릴 수 있다 방은 밤 한시에 가장 밝게 타오른다 시체처럼 누워있는 내가 있다 소리 지르지 않는다 오래 달궈진 프라이팬 위에 있다 검은 콩 하나가 나는 불을 끌 수 있다 검은 콩과 나는 익는다 그곳에 가만히 있다 도깨비 죽은 식물의 뿌리가 공중에 있는지 손 대신 갈고리를 가졌는지 발바닥에 신앙이 있는지 왼쪽 눈으로만 본다 커튼 뒤를 숭상한다 커튼과 창 사이의 간격 그 두께는